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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책과 길]
밥 국 찬,한식의 탄생
홍대선 지음
메디치미디어,와이즈 토토 결과232쪽,2만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늘 한식을 먹고 있지만 “한국인은 왜 이렇게 반찬을 많이 먹나” 같은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고 얼버무리기 일쑤다.도대체 우리 밥상은 어디서 시작했을까.책은 한국인의 식습관과 식문화의 연원을 추적하며 너무 익숙해서 미처 묻지 않았던 질문에 답한다.

저자는 “한식이라는 결과를 증거 삼아 한국인의 기질과 문화적 유전자를 역추적할 수 있다”면서 한식을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고 축적해 온‘생존의 발자국’으로 표현한다.지리적으로 한반도는 농경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에 지독하게 힘든 땅이다.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뤄져 있고,뚜렷하지만 혹독한 사계절이 존재한다.무엇보다 여름철 집중 호우로 토양의 비옥한 영양분이 가차 없이 씻겨 내려간다.농경지로서의 한반도는 사실상‘C급’환경에 가까웠다.조상들에게 가뭄과 수해,웹 사이트 소개 영상춘궁기와 혹한은 매년 돌아오는 생존의 위기였다.살아남기 위해서는 먹을 수 있는 것의 범위를 끝없이 넓히는 방법뿐이었다.그 결과 한국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지나칠 정도로 유능한‘잡식동물’이 됐다.

한식의 중심에는 제목 그대로‘밥 국 찬’이 있다.벼농사는 단위 면적당 가장 높은 인구 부양력을 자랑한다.한정된 농경지에서 최대한 많은 인구를 책임지는 곡물은 쌀이었다.우리 조상들이 벼농사에 사활을 걸고 밥이 주식이 된 이유다.밥은 밥상의 중심이다.고기를 실컷 구워 먹은 뒤에도 결국 된장찌개와 밥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고,전골을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밥을 볶거나 죽을 쒀서 먹어야 비로소 식사가 끝난다.밥은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한국인의 언어에 새겨진 문신’이다‘밥’은‘쌀밥’인 동시에‘식사 전체’를 가리킨다‘밥심’은 생존의 에너지고‘밥그릇’은 자기 몫의 생존권이다.

한국인은‘밥의 민족’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국물의 민족’이다.서양의 수프나 중국의 탕은 독자적인 요리이거나 식전·식후의 독립된 코스로 소비된다.하지만 한국의 국은 퍽퍽한 밥을 쉽게 넘기기 위한 필수적인 조력자다‘좌반우갱(左飯右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밥상 위 밥과 국의 위치도 정해져 있다.오른쪽 손이 가장 먼저,그리고 쉽게 오갈 수 있는 위치에 국을 배치함으로써 밥 한술을 뜨고 국물로 목을 축이는 동선을 시스템화한 것이다.

한국인의 반찬에는 생존을 위한 처절함이 묻어 있다.산과 들의 온갖 풀을 삶고 데치고 말려‘나물’을 만들었고,그 범위는 김·미역 등‘바다의 나물’로 확장됐다.쌀로는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콩으로 다양한 장(醬) 문화를 탄생시켰다.김치는 혹한의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한국인의 지혜가 농축돼 있다.

밥 국 찬이 완성되면서 한국인만의 독특한 밥상 구조가 만들어진다.유럽이나 중국의 코스 요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서대로 음식이 하나씩 나오는‘시간 전개형’이라면 한식은 밥과 국,수많은 찬이 하나의 상 위에 동시에 펼쳐지는‘공간 전개형’이다.왕의 12첩 반상이든 서민의 소박한 밥상이든 밥 국 찬이 한꺼번에 상 위에 놓여 하나의 완성된 공간을 이룬다.한국인은 밥 국 찬을 적극적으로 해체하고 재조립하기도 한다.식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밥과 국을 하나로 합쳐‘국밥,생채소 안에 밥과 찬,장을 넣어‘쌈’을 만들어냈다.저자는 쌈에 대해 “즉석에서 자신만을 위한 국을 끓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은 단순한 한 끼의 음식이 아니다.가뭄과 수해,추위와 굶주림이라는 자연의 압력에 맞서 한반도라는 무대 위에서 조상들이 거듭해 온 선택과 포기,문명6 걸작 슬롯실패와 모방이 겹겹이 쌓여 만든‘문화적 교향곡’이다.책을 읽고 난 후 밥과 국,인터넷카지노추천사이트그리고 몇 가지 찬이 놓인 밥상을 마주하게 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밥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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