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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 <132회>]

누리호 5차 발사 성공후 우주 인프라 주목
오태석 우주항공청장 관훈토론회에 나와
“타국과 합승 않고 언제든 쏠 수 있게 해야”
삼성·SK하이닉스는‘우주 반도체’도전
이소연 이을 유인 우주 프로그램도 검토

지난 7일 발사 성공 판정을 받은 누리호 5호가 최종 조립되는 모습.누리호의 다섯번째 발사 성공에 이어 다음달에는 제2우주센터 후보지가 고흥과 제주중에서 선정될 예정이다.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지난 7일 발사 성공 판정을 받은 누리호 5호가 최종 조립되는 모습.누리호의 다섯번째 발사 성공에 이어 다음달에는 제2우주센터 후보지가 고흥과 제주중에서 선정될 예정이다.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다른 나라와 합승하지 않고,우리가 쏘고 싶을 때 언제든 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우주 개발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습니다.누리호는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 군집 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습니다.2021년 1차 발사 실패 이후 2차부터 5차까지 네 차례 연속 성공입니다.누리호가 이제‘우리도 로켓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필요한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실어 나르는‘우주 수송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누리호 5차 발사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30일 관훈 토론회에서 한국 우주 개발의 향후 10~2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여러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한 때 쏘는 것”

오 청장이 누리호와 관련해 가장 강조한 것은‘우주 주권’이었습니다.한국이 독자 발사체를 가져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외국 로켓에 지급하는 돈을 아끼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더 중요한 것은 국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언제든지 우주에 접근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라고 했습니다.“필요할 때 우리가 발사할 수 있어야 한다.가격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다.(필요할 때) 할 수 있느냐,없느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목적 실용 위성 6호가 4년째 발사를 못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차세대 중형 위성 2호도 4년 정도 늦었다고 했습니다.그 이유를 그는 지금은 사라진 택시의 합승 제도에 비유했습니다.

2024년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의 오태석 제2대 청장이 지난달 30일 관훈 토론회에서 누리호 5차 발사를 비롯한 한국 우주 개발계획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2024년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의 오태석 제2대 청장이 지난달 30일 관훈 토론회에서 누리호 5차 발사를 비롯한 한국 우주 개발계획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목적 실용 위성 6호 같은 경우,저희가 계약을 다른 나라 위성을 같이 올리는 조건으로 했습니다.그러니까 상대와 같이 합승을 하기로 한 겁니다.그런데 우리와 같이 합승하기로 한 승객(국가)이 제시간에 못 하겠다고 해서 어떻게 할 것이냐가 이슈입니다.우리가 전세 내서 하겠다고 하면 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11월 결정되는‘두 번째 우주 관문’

우리가 필요한 때 위성을 즉각 보내기 위해서는 발사 인프라가 중요합니다.현재 대한민국 우주 발사의 중심은 고흥 나로우주센터입니다.하지만 앞으로 누리호 발사가 늘어나고 민간 기업의 중소형 발사체와 재사용 차세대 발사체까지 등장하면 현재 시설만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오 청장은 관훈토론회에서 제2우주센터 선정 결과를 “11월 정도까지는 발표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현재 고흥과 제주가 후보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제2우주센터에는 단순히 로켓을 쏘는 발사대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민간 기업의 발사 시설과 재사용 발사체 착륙 시설도 필요합니다.향후에는 스페이스X처럼 바다에서 돌아오는 발사체를 받아오는 해상 드론십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오 청장은 “앞으로 발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제2우주센터를 빨리 구축해야 재사용 차세대 발사체 일정도 맞출 수 있다고 했습니다.오 청장은 어느 지역이 유리한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제가 “얘기를 듣다 보니 제주 쪽에 상당히 기울어져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자 그는 “아직 정확하게 말하기 이르다”고 했습니다.11월 제2우주센터가 결정되면 누리호 이후 대한민국의 우주 수송 체계를 뒷받침할 또 하나의 기반이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KAI 등 우주 기업이 주역 돼야

2024년 신설된 우주항공청의 또 다른 과제는‘정부가 만드는 우주’에서‘기업이 돈을 버는 우주’로 변환하는 겁니다.

세계 우주항공 산업은 급속하게 커지고 있습니다.오 청장은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이 2035년 약 2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0.7%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정부 목표는 이를 2035년 3%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정부 우주항공 예산도 2027년 정부안 기준 약 1조6491억원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예산만 늘려서는 세계적인 우주항공 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결국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한국은 군용 항공기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습니다.KF-21과 T-50 같은 독자 플랫폼도 확보했습니다.

반면 민항기 분야에서는 취약합니다.오 청장은 과거 한국이 중국과 중형 항공기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가 중단했고,2010년대에도 캐나다 봄바디어와 중형 항공기 개발을 논의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던 사례를 거론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처음부터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경쟁하는 여객기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글로벌 업체가 차세대 항공기를 개발할 때 초기 단계부터 공동 개발에 들어가 핵심 부품과 날개,장비 등의 공급 비중을 높이는 전략입니다.현재 1~2% 수준인 조달 비중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KAI를 비롯한 국내 항공업체들이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글로벌 민항기 산업의 주요 파트너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삼성·하이닉스 반도체,온라인 무료 예금 카지노 한국어우주로 간다

개인적으로 이날 토론회에서 특히 흥미롭게 들은 대목은 한국 반도체를 우주로 보내는 문제였습니다.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도체를 우주 산업과 연결할 수 있다는 겁니다.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의 소형 위성 K-RadCube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용 반도체가 실렸습니다.목적은 한국 반도체가 심우주의 강력한 방사선 환경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아쉽게도 정상적인 교신이 이뤄지지 않아 원하는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오 청장은 우주 반도체가 앞으로 매우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위성이 생산하는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모든 자료를 지상으로 내려보내 처리하는 방식에 한계가 생기기 때문입니다.예를 들어 지구 관측 위성이 찍은 사진 가운데 상당수는 구름에 가려져 사용할 수 없습니다.지금은 이런 사진까지 지상으로 전송한 뒤 걸러내지만 앞으로는 위성 자체가 AI를 이용해 필요 없는 데이터를 버리고 필요한 자료만 보내게 됩니다.그러려면 우주에서 AI 연산을 할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향후 우주 데이터센터가 현실화하면 GPU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커집니다.오 청장은 여러 차례 “우리나라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들이 우주 반도체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전문가들에 따르면,지상에서 잘 작동하는 반도체라고 해서 우주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우주에는 지상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방사선이 존재합니다.결국 실제 우주 공간에서 반도체를 작동시켜 보고 견딜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합니다.마침 이번 누리호 발사에는 국내에서 개발한 우주용 핵심 소재·부품·반도체 등을 시험하기 위한 위성이 포함됐습니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가운데)이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 상세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가운데)이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 상세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저궤도 위성은‘통신 주권’

이제 우주는 안보와도 떼려야 뗄 수 없게 됐습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위성 통신망이 현대전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줬습니다.

정부는 2035년까지 100~300여 기의 저궤도 위성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오 청장은 군(軍)이 저궤도 위성 통신망의 중요한 수요자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평시에 쓰는 통신망이 무너졌을 경우 대체할 수 있는 통신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그래서 저궤도 통신망은 산업 프로젝트인 동시에‘통신 주권’프로젝트입니다.

제2의 이소연 나올까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한국 우주인 문제였습니다.한국은 2008년 이소연 박사가 국제우주정거장에 다녀온 뒤 사실상 독자적인 유인 우주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 청장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우주청장으로서 제일 고민하는 부분이 유인 우주 프로그램을 우리는 어떻게 가져가야 할 거냐는 문제입니다.” 그는 유인 우주 프로그램은 단순히 한국인 한 명을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이벤트가 아니라고 했습니다.우리 발사체로 사람을 보낼 것인지,우주 공간에서 장기간 체류할 시설을 만들 것인지,그곳에서 어떤 연구와 산업 활동을 할 것인지가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현재 독자적인 유인 우주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러시아·중국 정도이고 인도도 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반면 일본과 캐나다,유럽은 미국과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오 청장은 일본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자체 모듈을 설치해 미세 중력 환경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사례를 거론했습니다.

한국도 앞으로 우주에서 바이오,반도체,올인 구조대신소재 등을 연구하거나‘우주 제조’를 하려면 결국 현장에서 시설을 관리하고 실험할 사람이 필요해집니다.그래서 현재 수립 중인 차기 우주개발 기본계획에서 유인 우주 프로그램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우주항공청의 이번 논의에 따라 17년 전 이소연 박사 이후 끊긴 한국 우주인의 계보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생기게 됐습니다.

우주항공 분야는 원자력과 비슷하게 국가의 안보,슬롯 머신 프로그램경제와 직결된 것은 물론 국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출범한 지 2년을 갓 넘은 우주항공청이 우주 자원 개발 측면에서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것은 물론 우리 국민의 사기를 올려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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