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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서 프로젝트 마지막 공연
진솔 "이젠 말러와 친하다고 말할 자신감 생겨"
"에라 모르겠다.한번 해보자."
10년 전 스물아홉의 진솔(39)은 그렇게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에 뛰어들었다.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를 졸업한 뒤 귀국한 2016년,아인바카라민간 교향악단 말러리안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미완성으로 남은 교향곡 10번을 포함해 말러 교향곡 10곡을 모두 연주하겠다는 포부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진솔이 이끄는 말러리안 오케스트라가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2017년 2월 성남아트센터에서 교향곡 10번으로 시작한 국내 민간 오케스트라 최초의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프로젝트가 10년 만에 막을 내린다.1일 만난 진솔은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용기 있게 시작하고 묵묵히 해 온 어린 날의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클래식 음악가가 무대에 서려면 먼저 누군가에게 부름을 받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금보다 훨씬 강했다.더욱이 방대한 편성과 복잡한 구조를 지닌 말러의 교향곡은 경험 많은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도전하는 레퍼토리로 여겨졌다.여성 지휘자를 둘러싼 환경 역시 지금보다 닫혀 있었다.진솔은 "내가 중도에 그만둘 것으로 확신한 이들이 많았다"며 "늘 두려웠고,스스로에게도 내가 과연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압박이 있었다"고 했다.이어 완주를 앞둔 지금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10년 중 오늘이 가장 기쁘다"며 "공연 당일에는 울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10년 동안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음악보다 현실적인 문제였다.많게는 수백 명이 참여하는 공연의 대관과 예산을 해결해야 했고,연주자의 사고나 개인적인 사정에 따른 갑작스러운 이탈에도 대응해야 했다.
10년 사이 말러와의 관계도 달라졌다.처음에는 괴테의 철학과 자아성찰을 음악에 담아낸 멋있는 작곡가라는 동경에 가까웠다.하지만 작품을 연주할 때마다 '말러라면 왜 여기서 이렇게 했을까'를 "미치광이처럼" 묻고 연구하며 연주자들과 답을 찾아갔다.진솔은 "지금은 말러랑 좀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스스로 무대를 개척해온 진솔의 시선은 정통 클래식에만 머물지 않는다.게임음악 플랫폼 플래직을 운영하며 클래식과 게임음악의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그는 "게임은 미술과 글 등 기초예술을 바탕으로 한 예술"이라며 "말러가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 저와 같이 게임을 해보지 않았을까 상상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곡으로 '부활'을 고른 이유는 자신의 도전이 다른 젊은 음악가의 용기로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진솔은 "'부활'은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하는 '정신적 계승'의 노래"라며 "20대 후반의 나를 토닥여주는 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지금 후배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음악계가 10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보니 20대만 들어서도 꿈을 잃고 사는 경우가 많아요.30대가 넘어서도 모든 것은 자신을 믿고 끈기 있게 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나 정도도 하는데 누가 못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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